편집 디자이너가 꼭 알아야 할
인쇄 실무 용어 20가지
화면에서는 완벽했던 파일이 인쇄소에 넘어가는 순간 "도련 없어요", "별색 지정 확인해 주세요", "오시 위치가 애매해요" 같은 낯선 연락을 받아본 적,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 인쇄 용어는 학교에서 배우기보다 현장에서 부딪히며 익히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초반에는 헷갈리는 게 당연합니다. 이 글에서는 파일 준비부터 인쇄, 후가공까지 전체 공정을 따라가며 편집 디자이너가 실무에서 실제로 마주치는 용어 20가지를 정리했습니다. 프린통에 파일을 접수하기 전 한 번 쭉 훑어보시면 실수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거예요.
1. 파일 준비 단계 — 프리프레스
인쇄소에 파일을 넘기기 전, 디자이너의 손에서 결정되는 용어들입니다. 여기서 실수하면 인쇄 후 되돌릴 수 없으니 가장 꼼꼼히 봐야 하는 구간이에요.
01도련 (Bleed)
인쇄물 완성 사이즈보다 여유 있게 배경이나 이미지를 확장해서 배치하는 여분 영역입니다. 재단 시 아주 미세한 오차가 생기더라도 흰 여백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안전한 여유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보통 상하좌우 각 3mm를 기본 도련으로 요구합니다. 배경색이나 사진이 가장자리까지 꽉 차는 명함, 전단지, 포스터라면 도련 없이 파일을 넘겼을 때 재단 후 흰 테두리가 남는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02재단선(Trim Line) & 세이프티존(Safety Margin)
재단선은 실제로 칼이 지나가는, 완성 사이즈를 나타내는 기준선입니다. 세이프티존은 그 재단선에서 안쪽으로 3~5mm 들어온 영역으로, 텍스트나 로고처럼 잘리면 안 되는 요소를 배치해야 하는 안전지대입니다.
인쇄와 재단은 결국 기계 공정이라 ±1~2mm 정도의 오차가 항상 존재합니다. 전화번호나 로고를 재단선에 딱 붙여 배치하면, 재단 후 살짝 잘려 나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03해상도 (DPI)
Dots Per Inch, 1인치 안에 인쇄되는 점(잉크 방울)의 개수입니다. 인쇄용 이미지는 최소 300dpi를 권장하며, 이는 화면용 이미지의 기준인 72dpi와는 전혀 다른 기준입니다.
웹에서 내려받은 72dpi 이미지를 그대로 확대해서 인쇄 파일에 넣으면 뿌옇게 깨져 보입니다. "화면에서는 선명한데 인쇄하면 흐릿해요"라는 문의의 상당수가 이 저해상도 문제입니다.
04스크린선수(LPI) & 망점(하프톤)
인쇄는 사진처럼 연속된 톤을 찍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점(망점)의 크기를 다르게 찍어서 명암과 색을 표현합니다. 이 점이 1인치에 몇 줄 들어가는지를 나타내는 단위가 LPI(Lines Per Inch)입니다.
LPI가 높을수록 점이 촘촘해 정밀하고(잡지류 175lpi 내외), 낮을수록 점이 굵고 거칠지만 인쇄가 안정적입니다(신문 85lpi 내외). 일반 상업 인쇄물은 보통 133~175lpi를 사용합니다.
05CMYK 4도 인쇄
Cyan(청) · Magenta(홍) · Yellow(황) · Key(먹, 검정) 네 가지 잉크판을 겹쳐 찍어 거의 모든 색을 표현하는 인쇄 방식입니다. 모니터가 빛으로 색을 만드는 RGB 방식과는 색 표현 범위(색역)가 달라, 화면과 인쇄물의 색이 미묘하게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디자인 파일을 RGB 모드로 작업하다가 인쇄 직전에 CMYK로 변환하면 색이 탁하게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CMYK 모드로 작업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06별색 (Spot Color, 펜톤/DIC)
CMYK 4장을 겹쳐 색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미리 조색해 둔 잉크 1가지를 그대로 찍는 방식입니다. Pantone(펜톤)이나 DIC 색상표의 번호로 지정합니다.
로고 색처럼 "항상 정확히 같은 색"이 나와야 하는 브랜드 컬러, 혹은 형광색·금속색처럼 CMYK로는 표현이 불가능한 색을 쓸 때 사용합니다.
07도수 (인쇄 도수)
몇 개의 잉크판(색)을 사용해 찍는지를 세는 단위입니다. 견적서에서 흔히 보는 "4/4"는 양면 모두 풀컬러(4도 4도), "4/0"은 앞면만 컬러 뒷면은 인쇄 없음, "1/1"은 양면 흑백 단면 인쇄를 뜻합니다.
2. 인쇄 단계 — 프레스
파일이 실제로 판이 되고 잉크가 찍히는 과정에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입니다. 디자이너가 직접 다루진 않아도, 왜 이런 옵션을 물어보는지 이해하면 소통이 훨씬 빨라집니다.
08오버프린트(Overprint) vs 녹아웃(Knockout)
위에 놓인 색이 아래 색을 뚫고 그 위에 그대로 겹쳐 찍히는지(오버프린트), 아니면 아래 색을 비워내고 그 자리에만 찍히는지(녹아웃, 기본값)를 정하는 인쇄 옵션입니다.
검정 텍스트를 배경색 위에 얹을 때 오버프린트를 걸지 않으면, 미세한 판 밀림(미스레지스트레이션)으로 글자 테두리에 흰 라인이 보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큰 도형에 오버프린트를 잘못 걸면 색이 섞여 탁해집니다.
09트랩핑(Trapping)
서로 다른 색의 인접한 두 영역 사이에 아주 미세하게(0.1~0.3mm) 겹치는 여분을 만들어, 인쇄 시 미세한 판 밀림이 생기더라도 흰 틈이 보이지 않게 하는 기술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색이 다른 두 도형을 딱 맞닿게만 그리면, 실제 인쇄에서는 기계적 오차로 그 경계에 얇은 흰 실선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10CTP (Computer To Plate)
디자인 데이터를 필름 출력 과정 없이 바로 인쇄판(알루미늄 판)에 레이저로 노광해서 만드는 공정입니다. 예전에는 필름 출력 → 판 노광의 2단계였지만, 지금은 대부분 CTP로 한 번에 처리합니다.
현장에서 "판을 뜬다"는 표현이 바로 이 CTP 공정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CTP 덕분에 판 제작 오차가 줄고 정밀도가 높아졌습니다.
11색교정 (프루프, Proof)
실제 인쇄 전에 색감을 미리 확인해보는 샘플입니다. 정밀 컬러 프린터로 출력해 비교하는 디지털 프루프, 실제 인쇄 잉크로 소량 시험 인쇄해보는 평압교정 등의 방식이 있습니다.
3. 후가공 단계
인쇄가 끝난 종이를 완성된 결과물로 만드는 마지막 공정입니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후가공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인상을 줄 수 있어, 편집 디자이너의 감각이 가장 빛나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12전지 & 터잡기(Imposition)
인쇄기가 찍는 큰 원지 단위를 전지라고 하며(국전지 636×939mm, 사륙전지 788×1091mm 등), 여기에 작은 인쇄물 여러 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작업을 터잡기(임포지션)라고 합니다.
명함처럼 작은 사이즈는 전지 한 장에 수십~수백 장을 배치해 한 번에 찍은 뒤 재단합니다. 이 배치 효율이 곧 단가와 직결됩니다.
13코팅(라미네이팅) — 무광 vs 유광
인쇄물 표면에 얇은 필름을 입혀 내구성을 높이고 질감을 바꾸는 후가공입니다. 무광(매트) 코팅은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질감을, 유광(글로시) 코팅은 색이 선명하고 반짝이는 느낌을 줍니다.
14부분 UV 코팅
인쇄물 전체가 아니라 로고나 특정 문구처럼 원하는 부분에만 UV 잉크를 두껍게 발라 광택과 입체감을 주는 고급 후가공입니다.
15박 (Foil Stamping) — 금박/은박
열과 압력으로 금속 느낌의 얇은 필름(박)을 종이에 압착해 붙이는 후가공입니다. 금박, 은박 외에도 로즈골드, 홀로그램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16형압 (엠보싱/디보싱)
판을 눌러 종이 표면을 도드라지게(엠보싱, 양각) 하거나 오목하게(디보싱, 음각) 만드는 후가공입니다. 잉크 없이 요철만으로 표현하는 블라인드 엠보싱도 자주 사용됩니다.
17오시 (누름선, Scoring/Creasing)
두꺼운 종이를 접었을 때 겉면이 갈라지거나 터지지 않도록, 접는 선을 따라 미리 홈을 눌러주는 후가공입니다.
리플렛, 접지 명함, 두꺼운 패키지처럼 "접는" 인쇄물에는 필수입니다. 오시 없이 두꺼운 종이(250g 이상)를 접으면 접힘선 바깥쪽이 하얗게 갈라져 보입니다.
18미싱 (절취선, Perforation)
손으로 쉽게 뜯어낼 수 있도록 점선 모양으로 미세한 칼집을 내는 후가공입니다. 쿠폰, 응모권, 티켓의 절취 부분에 주로 사용됩니다.
19톰슨가공 (도무송, Die Cutting)
원하는 모양의 칼(목형)을 제작해 종이를 그 모양대로 오려내는 후가공입니다. 사각형이 아닌 자유 곡선이나 캐릭터 모양 스티커, 패키지 전개도 등에 사용합니다. "도무송"은 톰슨(Thomson)의 일본식 발음이 현장 용어로 굳어진 표현입니다.
20제본방식 — 무선제본 vs 중철제본
무선제본은 낱장을 모아 책등을 접착제로 굳혀 붙이는 방식으로 두꺼운 책이나 카탈로그에 적합합니다. 중철제본은 표지와 내지를 겹쳐 펼친 뒤 가운데를 철심(스테이플)으로 고정하는 방식으로, 팜플렛이나 소책자처럼 페이지 수가 적을 때 유리합니다.
프린통에서 인쇄를 맡기신다면
프린통(printong.net)은 1998년부터 인쇄 한 길을 걸어온 경남 최대의 인쇄물제조공장, 주식회사 디앤피가 운영합니다. 오늘 정리한 용어들이 실제로 어떻게 반영되는지, 접수부터 후가공까지 한 곳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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